대여점을 오래 쓰면 드는 습관 만화(소식,잡담)

저도 돈 없던 시절에는 그 핑계로 대여점을 이용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중학생 때 까지 이용했는데, 그때 들었던 습관 때문에 여러모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가장 큰 문제는 책을 '후루룩' 본다는 거였죠.

대여는 기간이 정해져있습니다. 대여->반납기간 사이클이 짧아야 손님을 다른 대여점에 빼앗기지 않고 빨리 돈을 훑어모을 수 있기 때문에 대여점의 대여기간은 만화라는 점을 두고 보아도 팍팍한 편입니다.

대여점에 익숙할 때는 모르는 부분입니다만...;;

여튼 기간이 하루이틀인데, 그 시간동안 책 볼 시간이 넉넉한 것도 아닙니다. 학생이면 학교 공부, 학원공부 - 직장인이면 일해야죠?
결국 밤 늦게 집에 들어가 자기 직전 짧은 시간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책을 급하게 읽습니다.

겨우 그림이나 대사만 훑고 넘어가는 수준이죠.
작가가 작게 숨겨둔 요소라던가, 중의적 표현의 속뜻이나 숨은 뜻 같은거 파악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이게 심해지면 그런거 생각하기도 싫고, 그냥 단박에 보고 재밌는 자극적인 작품만 찾게 됩니다.
만약 단행본 출간 텀이 느린 작품이 있다면, 신간이 나왔을 때 구간하고 같이 다시 보지 않으면 내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물론 단행본을 구매해서 보더라도 그런 경우가 없는건 아니지만, 핵심적인 부분이나 복선 정도는 기억을 하기 마련이죠. 두고두고 보았으니까.

독자가 작품을 이해하는건 둘째치고,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깊이보다는 순간 던져주는 말초적 쾌락으로 옮겨가면서 시장에 요구하는 작품들이 별다른 내용 없이 순간순간 깨부수고 벗기는 그런 것들만 나오게 되버릴 수 있습니다.
대본소 성인극화들이 왜들 그렇게 벗기겠어요? 별 내용도 없으면서.
독자가 작품에 깊이보다는 순간순간의 재미를 요구하기 때문인데, 대여점만 이용하면 '다시 읽어본다' 라는걸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취향으로 변해가는거죠.



2. 또 다른 문제는 어쩌다가 단행본을 사게 되더라도 합리적 구매를 할 수 없게 된다는겁니다.

취향이 바뀌는걸 상정하더라도, 사람마다 어떤 스타일이 좋다는 것 정도는 있죠. 하지만 대여점에 익숙한 사람은 그깟 대여료 몇백원, 혹은 다운로드 시간 몇분 정도만 날릴 뿐 더 이상의 손해는 없기 때문에 - 어쩌다가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을 골라도 그냥 쿨하게 넘어가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책을 고르기 전에 책에 대해 미리 어느정도 알아보고 상정하는 습관을 익히지 못합니다.
정가 다 주고 책을 사면서 이러면, 나중에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을 샀을 경우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면서 작품을 사정없이 까버리게 되죠 =_=;;

뭐, 정말 좋지않은 작품이라면 말을 하지 않겠는데, 요즘 젊은 독자들 중에는 자기 취향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작품성이 없고 엉망이다! 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합리적 구매방식'을 잊어버린 독자들은 책 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을 고르는데도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일이 잦습니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당연히 이런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죠. 쓸데없이 돈 낭비하고 자기 자신은 기분나빠하는 일이니까요;;
(이 '합리적 구매방식' 이나 '책을 고르는 방법' 은 중학 국어/기술가정 교과서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제가 배웠으니까 =_=;; 알고 있는거죠;; 6~7차에는 있었는데, 8차 교육과정 이후에는 없는 것인지?)

꼼꼼히 사전 조사해보고 구매해도 지뢰밟는게 다반사인데, 돈 없으면 정말 신경 많이 써야겠죠.
(지뢰 밟을까봐 겁나서 스캔 본다는 놈들은 좀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뭐, 저도 아직 대여점 이용하던 습관이 남아있는 것인지 어떨 때는 급하게 읽고, 순간적인 충동으로 그림(표지)만 보고 책을 사는 일도 많은데...;;
그래도 단행본을 구매하면 언젠가 다시 보면서 새로운 재미를 찾게 되는 일도 있으니, 이제는 대여점을 이용하는걸 못하겠네요.
한번 후루룩 보기에는 요즘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이 나와요. 정말로.
(서비스컷도 두고두고 보고 싶어질 정도로 예쁘게 그린 작품이 많...)


덧글

  • 칼슷 2012/02/28 13:45 # 답글

    저도 그런 버릇 때문에 대신 책을 두 번 읽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
  • 피오레 2012/03/01 09:04 #

    요즘은 책에 정보량이 많아서 몇번봐도 새로운게 나오기도 하니까요... 두고두고 다시봐도 괜찮은 작품이 많네요.
  • GoldGun 2012/02/28 13:50 # 답글

    어떤 사람은 돈 내고 보는건데 대여점 이용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그러더군요.
    대여점의 수익이 원작자나 출판사에 조금도 돌아가지 않는 것도 모르나?;;
    저는 대여점 책이 너무 비위생적으로 보여서 절대 못 빌리겠습니다.
  • 콜드 2012/02/28 22:16 #

    덤으로 누가 앗흥한 부분은 짤라 가요 orz
  • 피오레 2012/03/01 09:04 #

    아 위생문제도 정말 큰일이죠...
  • 聖冬者 2012/02/28 20:56 # 답글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초기에는 대여점 엄청 많이 갔었는데..
    역시나 뭐라고 할까. 빌리는 것 까지는 좋지만 갖다주러가면 진짜 귀찮더라구요. 그래서 끊었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요새 대여점 너무 안되는지 대여점 하나하나씩 문을 닫고 말이죠.

    정 만화책을 읽고 싶으면 대여점 안가고 만화방 갑니다.
    편하게 소파에 앉아서 담배 빨고 만화 느긋하게 보면서
    다 읽으면 그 자리에 갖다주면 되니까요.
  • 피오레 2012/03/01 09:07 #

    요즘은 정말 대여점도 많이 줄었지요. 만화카페, 만화방도 많이 사라지는 추세인지 제가 사는 동네에는 전멸입니다. 그 이전에 서점도 애들 문제집만 팔고 있으니...;
  • 콜드 2012/02/28 22:16 # 답글

    확실히 빨리보게 되는 경향이 있긴 있었습니다....
  • 피오레 2012/03/01 09:08 #

    대여 기간 내에 반납해줘야 하니까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