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 단행본의 인쇄 퀄리티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어째 예전보다 더 저질이 되어가는 듯한 곳이 있는데, 바로 서울 문화사입니다.







제가 어나더 정발판 1권을 2번이나 인쇄 파본이 나서 교환하느라 몇일을 허비한 한 일도 있었구요... 그 이전에 하이스쿨 오브 더 데드 라던가 투 러브 루 정발판이 인쇄가 영 좋지 않아보인다고, 매 단행본 감상글마다 적어댔습니다.
그러나 '비교 대상' 을 갖고 있지 않아서 얼마나 인쇄가 개차반인지 말씀드리지는 못했죠.
하지만 이번 신간... 트리아지X 는 다릅니다.

제가 이걸 원서구매 했거든요!
너 이녀석 오늘 임자 만났다!!
원서를 보지 않았어도, 지금 발매된 정발판 트리아지X 의 인쇄 상태는 개판입니다.
일단 표지부터 보실까요?

보이십니까? 19세 미만 구독불가 부분.
전 저거 외부 비닐 포장 때문에 그런줄 알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CMYK 중에서 M(마젠타) 필름이 어긋나서 잘못 찍힌겁니다.
그냥 슬쩍보아도, 이건 명백한 인쇄 오류죠.
아니라구요?
원판하고 비교해 보실래요?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오른쪽이 일본 원서입니다.
마젠타(빨강색) 인쇄가 어긋난 것은 물론이고, 색보정에서 큰 에러가 나서 피부 색이 눈에 띄게 진하고 붉어졌습니다.
표지만 보아도 이건 파본이예요.
(같은 조명 같은 각도에서 나란히 두고 찍었으니까 조명이나 각도 빨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그냥 슥 봐도 차이가 심해요.)
이거 한권만 그러냐구요? 지금 서점 가셔서 쌓여있는 트리아지X 보세요. 전부 이래요... 저도 오죽하면 이거 집어왔겠습니까.
이것만 엉망이면 다른 단행본 골라오지.
자, 그럼 이제 내부를 살펴보죠.
한국 만화 단행본 인쇄는 섬세한 톤 기교를 다 죽여버리기로 유명하지만, 이렇게 뭉개는건 정말 90년대 초반 만화책에서나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 원서와 비교해보시면, 이건 섬세하게 깎은 톤과 날 안드는 커터로 막 긁어 갈아낸 것의 차이 같죠.
같은 작품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요? 인쇄 똑바로 안하나요?
가장 열받는건,

이 섬세한 가슴을 다 죽여버렸다는 겁니다
야 서울 문화사 이사람들아! 가슴 만화에서 가슴을 죽이면 뭐 어쩌라고 ㅅㅂ!!!
표지부터 파본인 물건을 버젓이 양산해서 팔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제가 돈만 있으면 죄다 사가지고 출판사 앞에서 분서 쇼라도 벌이고 싶어지더군요. 알거지라서 겨우 한권 사다가 블로그에서 이렇게 푸념하는게 전부입니다만.
여튼 서울 문화사의 개판 인쇄는 참고 참았지만, 더 이상 참아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혹시라도 작가나 작품 소문 듣고 구매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습니다.
2쇄가 나올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일단 1쇄는 표지부터 파본이니까요.
전량 리콜해야 할 판입니다. 구매 전에 신중히 생각하시길 권합니다.
PS. 서울문화사가 어나더 파본건으로 항의했을 때 내놓은 변명이 [저희가 막 만화 전문용지를 도입해서 약간 문제가 있었나보네요] 였는데, 야이 양반들아! 인쇄 테스트도 안해보고 막찍나요?
눈과 코가 있으면 이게 진짜 만화 전문용지인지 보라고... 잉크냄새 개쩔고, 손에 잉크가 묻어나고, 톤은 깨지고, 선은 뭉개지고 있단 말이다... 이번에는 표지까지 날려먹고 어쩌려고 그래... 초중고 애들 모의고사 시험지용 갱지 수준이잖아 이건...
PS2.

2권 원서도 사뒀다... ㅅㅂ
어디 2권 정발도 이따위로 찍나 두고보자.
기다리고 있을게!
덧글
화보집 재본 복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정말 (불법이지만) 공들여서 카피하더군요 =_=;;
-_-;;; 하다 못해서 양덕들 스캔뜨는 솜씨보면 흠좀무한대.... 끄응...
라노베쪽도 장난 아닙니다....
가슴에서 터졌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정발판 인쇄가 쥬것슴돠...ㅠ.ㅠ
게다가 항상 정발본과 원서본을 나란히 구입해야 한다면 매회 지출이 2배 이상 들 듯.(...)
용지도 그렇고 잉크 냄새가 풀풀 나고 손에 묻어나고;; 선은 뭉개지고 톤은 얼룩덜룩한데다가 컬러페이지 색상 보정도 잘못되어 있기까지...;; 전 2권도 이 상태면 그냥 원서만 사렵니다.;;
인기 떨어지면 발매 텀도 마음대로 늦추는 주제에 인쇄마저 저렇게 하면 살 이유가 없지요.
저렇게 몇푼 아끼다가 손님 하나 둘 씩 뛀어져나가면 장기적으로 손해인데 에휴
초판 찍고 반년 쯤 지나면 절판이라 창고 뒤져서 겨우 재고품 찾아야 하는 작품이 허다하더군요. 그나마도 없어서 영영 못구하게 되기도 하구요... 그래도 통신사마냥 3대 출판사니까 손님 떨어질 일은 적겠지요. 그러니 저런 배짱도 부리는거고.
그 외에도 톤 날아가거나 균일하게 발라져 있어야 하는 톤이 얼룩덜룩하거나, 먹칠에서 잉크가 묻어나는 등 문제가 꽤 심각합니다;;
뭐여.... 암만봐도 옛날 인쇄미스 생각나게.....
잠시 트라우마에 몸을 떨어 봅니다.
예전에 구매한 HOTD 라던가 몇가지 꺼내서 확인해보니까 전부 같은곳... 그리고 인쇄는 똑같이 개판;;
원래 그런거, 디지털이나 옵셋으로 뽑아야 할것 같은데 말이죠.(실은 옵셋도 인쇄 질은 개판이긴 하지만....)
마성의 마스터 인쇄! 그것은 마굴이죠.
PC 를 이용해 그려진 작품들은 한국 정발되면 죄다 까인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선이 뭉개지거나 잉크가 묻어나거나 하는 심각한 상황에 몰리는건 최근 용지 바꾼 서울문화사 정도가 아닌가 싶어요...=_=;;
종이 바꾼다고 단가가 얼마나 깎이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많이 깎일까 싶기 때문에;; 가능하면 적당히 괜찮은 종이로 바꿔주면 좋겠더군요;;
어차피 한국 만화시장은 돈이 안된다고 개선의 의지도, 능력도, 여유도 없다고 하니까요.
독자나 출판사나 양쪽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현실이 그렇고;;
문제는 서울문화사에서 최근 도입했다는 저 종이인데... 직접 만져보면 할말이 없습니다. 종이 자체가 무슨 재생지마냥 잡티가 종이 자체에 박혀있어요. 잉크도 곱게 먹지 않아서, 균일하게 면에 발라진 톤에 얼룩이 지기도 하고, 손에 묻어나기도 하고...;;
종이는 아무리봐도 국내 다른 만화출판사보다 싼거 쓰고 있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더군요;;
같은 가격인데 그렇게 인쇄되는거라면 진짜 안습이고요;;
정 보고 싶은건 그냥 원서 사고 말죠 젠장할....
어차피 요즘은 왠만한건 예스24에서도 다 원서 있으니 그냥 주문하면 그만인데다
일어 못해서 만화 못보는 처지도 아니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