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발매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 로고와 패키지 디자인 어디서 약을 팔아? (일지)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은 참 미묘합니다.

제가 미국이나 캐나다에 사는 것도 아니다보니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에 대해서는 풍문으로 듣는게 전부인데, 반다이가 북미 시장에서 장사가 안되서 직판을 때려치운 일을 보자면 시장이 작은 것 같으면서도 - 막상 아마존을 뒤져보면 생각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북미 발매가 활발합니다.

일본 내에서도 그다지 판매량이 높지 않던 작품이 북미 시장에 정발되어 있거나 하는 일도 있어요.
(북미판은 일본판 같은 이런저런 특전 다 빼버리고 염가판으로 나오고 있는 작품이 상당히 많군요;;)

장사가 잘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잘 모르겠는데;; 호화 한정판이 아니라 염가판이 많다는건 역시 기를 쓰고 구매하는 콜렉터보다는 가볍게 즐기기 위해서 - 어쩌다 생각나면, 혹은 매장에서 눈에 띄면 가볍게 집어오는;; 그런 시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장 보러 가서 저녁에 볼만한 tv 프로그램이 없다면 그냥 염가판 dvd 하나 사다보는 그런 느낌일거 같아요.
렌탈은 솔직히 귀찮잖아요. 돌려주러 가는게;; 그동네는 땅도 넓은데;; (반납하러 차 끌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면 그냥 염가판 사고 말지;; 인터넷 속도가 나오면 복돌...;;)

여튼 일본 애니메이션이 북미 시장에도 상당수 정발되다보니, 자연스럽게 패키지 디자인도 북미에 맞춰서 새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옛날 일본 게임이 북미 시장에 출시 될 때 아주 양키스러운(...) 표지로 나와서 일본풍의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큰 웃음(북미 시장권에 사는 사람이 일본풍을 좋아한다면 이건 웃음거리가 아니라 절망이지만;;)을 주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일본 문화상품 고유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패키지 일러스트나 레이아웃은 일본판과 제법 흡사하게 나오는 작품이 많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제목을 개명하거나(특히 '문장형 타이틀' 인 경우;;), 타이틀 로고는 양키스러운(...) 경우가 여전히 보입니다.

아마존에서 퍼온 이미지로 잠깐 둘러보자면 -



이것은 좀비입니까? 북미판 로고.(제가 만들었던 한글로고는 이쪽)

원판 느낌을 잘 살렸고(폰트 형태도 그렇고) 제목은 영어로 번역.
일본 로고에도 영문으로 타이틀이 적혀있습니다만, 영어로 번역된게 아니라 일본어 독음을 알파벳으로 써놨죠.
(수년 전부터 일본어 독음을 알파벳으로 적는걸 공식 영문표기로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이때 북미판이 선택한건 일본 원판 로고에 적힌 알파벳 폰트보다는 일본어 폰트 스타일로 영문 타이틀을 만들었다는 것.
원판 로고의 영문표기에 사용된 폰트는...소위 군대폰트라고해서 공유되는 물건입니다. 폰트검색으로 몇가지 폰트 파일을 찾아서 데이터를 열어보니 미군의 보급품 상자에 마킹으로 사용할 법한 폰트더군요;;




북미 발매시 홍보 영상이 기가막히게 잘 나왔다는 '스트라이크 위치즈' 북미판.
(제가 만든 한글로고는 '이쪽')

북미 홍보 영상은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로파간다 영상처럼 만들어져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로고 디자인은 일본 원판에 있는 영문 타이틀을 크게 살린 형태.

영어로 된 타이틀이었던데다가, 디자인도 무난했던만큼 영문으로 만들어진 타이틀이 크게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잘 어울리네요.
패키지 디자인은 일본판은 캐릭터 일러스트 같은 느낌이라면, 군대 포스터 같은 느낌으로 새로 디자인되었네요.

여담이지만 저는 북미판이 나오면 '밴드 오브 시스터즈' 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안나오길래 제가 로고 만들어서 트위터에 올렸죠.(...)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북미판. 제가 만든 한글 로고는 여기

일본 로고는 바보/시험-소환수 로 2줄 바꿈으로 모두 비슷한 스타일로 적혀져 있습니다만, 북미판은 '바보&테스트' 를 강조하고 '소환수' 는 하단에 작게,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폰트로 들어갔습니다.

아마 '서몬 더 비스트' 까지 쓰자면 타이틀이 굉장히 커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문 타이틀 만들때 짜증나는게 이건데;; 한글이나 일본어, 한자는 글자 하나의 형태를 잡기 어렵지만 음절을 글자 하나로 뗌질해버릴 수 있는데, 영문은 1음절에 글자가 나눠서 들어가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먹습니다.

티- 를 한글로 쓰면 한글자로 끝나지만, 영어로는 Tea 로 3글자가 필요하듯이;;

그나저나 로고에 들어갔던 불꽃이나 소환수 꼬리 같은 형태는 다 사라지고, 아예 아키히사의 소환수 실루엣이 통째로 들어갔네요;;



일본에서 '불완전연소' 로 완결 났다는 '신의 인형' 북미판.
(제가 만든 한글로고는 '이쪽')

일본판은 쐐기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북미판은 뾰족뾰족하면서도 곡선은 다 살아있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로고입니다.
특이점은 '카미사마' 를 그대로 알파벳 표기했다는 것.
앞서 3작품은 일본어 타이틀의 영문 번역이었는데, 이 작품은 일본어를 살렸지요. 일본에서 영문표기가 카미사마 돌즈였던 것 같은데, 그걸 그대로 사용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날 사랑해라!' 문장형 타이틀인 '마지코이' 는 영문 타이틀이 아예 '마지코이!' 가 되었습니다.
본래 일본어는 '진심으로 날 사랑해라!' 라고 쓰고, 중간에 '마지코이' 라고 적어두는 형태였습니다만...

게다가 뜬금없이 '오! 사무라이 걸즈' 가 들어가서... 얼핏 보면 일본판과 유사해보이지만, 폰트부터 동글동글한 형태였던 원판과 다르게 굉장히 딱딱하고 모서리에 날이 선 영문폰트를 사용해서 나란이 놓고 보면 확 깹니다;;

'백화요란 사무라이 걸즈' 는 한자 타이틀이 그대로 박혀있다는걸 생각하면 =_=;; 거 참 센스가;;



심심한 내용과 심심한 연출로 쫄딱 망한 '꿈을 먹는 메리' 북미판.
(제가 만들었던 한글로고는 '이쪽')

북미판 일본 애니메이션 패키지를 보면서 느낀건데, 이 꿈을 먹는 메리가 가장 디자인이 잘 나온거 같아요.
일본판 로고 스타일을 최대한 반영해서 위화감이 없습니다. (일본 스타일에 꽤나 물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여담이지만 꿈을 먹는 메리의 영문 표기는 일본판에서도 드림이터 메리로 되어 있습니다.



북미판의 번역 타이틀 중에 괴상한 작품이 종종 있었지만(응석부리지마! 는...아마 영문 제목이 '마이 붓다' 였던듯;;), 보자마자 뿜게 만들었던 '아빠 말 좀 들어라!' 북미판.

(...제가 만든 한글로고는 '이쪽')

미국에서도 '내가 니 애비다' 는 드립용으로도 쓰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잘 들으렴, 얘들아. 내가 니 아빠다' 라는 타이틀은 이거 참 ^_^;;



그 외에도 디자인이 재밌거나, 번역이 재밌는 작품이 있습니다만,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북미판 로고 디자인도 좋은게 많습니다만, 그래도 투니버스, 애니맥스, 애니플러스 등에서 만드는 한글로고가 더 예쁘게, 원판 느낌도 살려가면서 나오는 것 같네요;;


덧글

  • 아피세이아 2013/03/14 15:05 # 답글

    이것이 양키센스로군요.
  • 흑여울 2013/03/15 02:07 # 답글

    궁금했던 정보 잘 보고 갑니다 : )
  • 2013/03/16 01:0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콜드 2013/03/15 05:40 # 답글

    마지코이 좋다!!!
  • anonymous 2013/03/21 09:58 # 삭제 답글

    아빠 말 좀 들어라! 의 경우 원판 라노벨에서 저 영문제목을 사용하는 것으로 압니다. 사실 최근 몇몇 (일본의) 레이블에서는 영역한 제목을 표지에 올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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